본문 바로가기
  • 내 아름다운 삶
살아 가면서...

아들녀석의 시험을 앞두고....

by 금 랑 2006. 3. 23.

   

 

 

요즘은 오랫동안의 긴 휴식에서 매일  잠을 막 깨어나는 느낌이다
마흔아홉  적지 않은 시간 인데 아직도 삶이 항상 버겁고 힘이 든다

이제 조금은 놓아주기에 익숙하기도 하련만...

유난히도 눈이 많이 오던 해
흰 눈밭속에 붉은 봉분 하나를 남겨두고
그때 초등학교 5학년이던 아들녀석의 손을 잡고 내려 온지가 눈앞의 일 같은데

 

그 아이가 군대를 가고 그 눈앞의 일이 벌써 십이여년 전의 일이되고..
아이를 논산에 두고 오는데 왜 그리 가슴에 상처가 생기던지
가는길은 왜 그리 가깝고 돌아 오는 길은 왜 그리 멀기만 하던지..


둘이 살다 혼자 남은 집에서 그 옛날의 그 일보다

지금의 일이 더 맘 아픔의 무게가 크고
이 얼마나 인간의 자기 위로의 간사함이였던지
며칠후 도착한 아이의 옷을 잡고 목놓아 울었던 일......

아이에게 할 말이 많을 것 같았는데

 "보고싶다" 이말 밖에 쓸 말이 없는 편지를 부치고
그나마도 옷 속에 들어있는 편지가 그렇게 위로가 되던 때도 있었는데

사람이 산다는게 뭔지............
그 버거움 속에서도 시간은 흘러가고
아들녀석이 제대하여 내 곁으로 온다던 그 감격의 순간....

군대있는 동안은 한 번도 장하다거나 대견하다는 생각을 아니 했는데
무사히 사고 없이 잘 견더준 아들이  얼마나 고마웠던지..
다른 아이들이 다 하는 걸 견디지 못할거란 생각은 아니했지만
그냥 믿지 못하면서 그러면서 또 믿어지는 그런 엄마의 마음 같은 것...

내 생에 어렵고 힘들었던 많은 일 들 중에서
하나는 남편을 먼저 보냈을 때 였었고
또 하나는 아이를 군대 보냈을 때 였다고 생각했었는데..

살다보니 지난 과거 보다 현재에 항상 무게가 더 실리게 되어있고

 

제대한 아들은 에미가 버거워 보였던지 복학하지 아니하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아들의 일년 동안의 수고가 이제 4월9일 시험이란 날자로 다가왔는데

지난 시간의 세월은 흘러 잊혀지진 아니하지만 이렇게 모두 희미해져 버리고

지금까지의 수고가 무너지지 아니하기를 바라며..

어느 부모가 자식의 일 앞에 기도하지 아니하겠냐 마는
그래도 내 아이만을 하며 ....이렇게 이기주의자가 되고만다.


아들녀석의 일이 기쁨으로 다가오기를  이렇게 바라며

새로운 것 들로 맘껏 웃을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래본다
이렇게 살아 있음을 항상 감사하며 사는 나이기를 바래보며.........

 


 

'살아 가면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변해가는 것...  (0) 2006.04.02
노력.....  (0) 2006.03.28
멋쟁이가 되고픈데....  (0) 2006.03.16
내가 모르고 있는 행복들....  (0) 2006.02.27
사랑에 대하여....  (0) 2006.02.22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