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떠나신 뒤, 몇 해 동안
풋감 하나 열지 않는 감나무 위로
처음 보는 얼굴의 하늘이
지나가고 있다
죽음이
삶을 부르듯 낮고
고요하게
- 어디 아픈 데는 없는가?
- 밥은 굶지 않는가?
- 아이들은 잘 크는가?
사랑하는 사람의 음성은 뼛속 깊이 남는다. 손금처럼 새겨진다.
당신의 어머니가 생전에 하던 말씀을 언제 어느 곳에서나 다시 들을 수 있다
어머니는 아들과 딸을 향해 아주 간소하게 안부를 묻는다.
왜 더 궁금한 게 없겠는가
한참 뒤에야 우리는 이 짧은 토막의 문장이 얼마나 큰 사랑을
식속로 거느리고 있는지 알아차린다.
아들과 딸은 한 세대의 시간만큼 귀가 어둡다
전동균님의 "동지 다음날"을 시인 문태준님은 이리 해석하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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