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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아름다운 삶
살아 가면서...

도토리 묵...

by 금 랑 2022. 10. 21.

 

추석 때는 남편과 먼 곳 나들이가 있어 며칠 전에 선산을 다녀왔다.

산소 주위에 도토리가 지천으로 떨어졌다.

사람들의 발길이 뜸했었나 보다.

꼭 필요한 만큼 두 주먹만큼만 주워 왔다.

 

두 주먹의 도토리를 말렸다

그리고 매일 서너 개씩 손으로 껍질을 갔다

두 주먹만큼의 도토리의 껍질을 까는데도 며칠이 걸린 것 같다.

물에 일주일쯤 담가 둔 도토리를 오늘 믹서기로 갈았다

배 보자기에 걸러 가라앉은 앙금으로 도토리 묵을 만들었다.

딱 두 사람이 한 끼 먹을 만큼의 양이 되었다.

 

그런데 이제는 도토리나 밤을 주워오면 아니 된단다.

벌금도 물어야 하고 아니면 감옥도 간단다.

도토리를 먹고사는 다람쥐를 생각하면 이해가 되기도 한다.

그럼 이제 도토리묵은 없어지는 요리의 이름이 되는 것인가

우리 선산의 도토리와 밤은 해마다 풍성했어도 나는 정말 딱 두 주먹의 도토리와

윤기가 조금은 지나버린 알밤은 아주 작은 조그만 비닐 가방에 한가득 담아 오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우리 허락 없이도 해마다 우리 산에서 많이들 주워 갔는데 내년부터는 밤이 그냥 남아있으려나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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