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내 아름다운 삶
살아 가면서...

너무도 이쁜 사람.....

by 금 랑 2009. 9. 8.

 

출근하니 한 직원의 부친상이라 했다

내일이 발인이라 오늘 문상을 해야 하는데 복장이 좀 그렇다

나 뿐만 아니라 밤 늦게 돌아가셨으니 오늘에야 기별이 되어 직원들의 복장이 모두가 좀 그랬다

어쩔 수 없이 그냥 가기로 했다.

 

예전에 가끔 장소에 어울리지 아니한 복장의 사람을 조금 고약하게 생각했다

막상 내가 그 입장이 되고보니 모두에게 그럴 이유가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되었다

누구든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지 아니했으면 비판하지 말라는 말의 의미를 생각했다

죄없는 자가 돌로치라 는 예수님의 말씀 깊게 생각해 본다.

 

상가집이니 당연히 돌아가신 분의 얘기를 듣게된다

직원 또한 성실하고 착한 사람이였다

아버님을 모시고 산다는 얘기는 더러 들었고 쓰러지셔서 요양원에 계신다는 이야기도 들곤 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였다

돌아가신 분의 과거가 가족들에겐 조금 환영받지 못할 예전 우리 부모님들의 세대 같았다

생활 보다는 술을 좋아 하셔서 가족들이 많이 고생을 했는지 모두 외면 했다 한다

그런데 막내 아들인 직원이 7년전에 집으로 모셔와 지금까지 모셨단다

그 와중에 중풍으로 쓰러지셨는데 요양원에 보낸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3년 집에서 모셨단다

소 대변 다 받아내며 며느리 되는 아내가 업고 병원도 다니고 그랬단다

넉넉하지 못한 살림에 자식 또한 초등학생, 유치원생, 이제 막 걸음마 배우는,애기까지 셋이였다

 

인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남편보다 직급이 조금 높다 보니 엘리베이트 앞까지 배웅을 나온다

아니 직급이 높아서가 아니라 고마움을 표시하는 누구에게나 같은 마음이였을지도 모른다

이제 30대 후반의 내 아들보다 10살쯤이나 더 많은 이렇게  이쁜 여자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

그냥 한참을 손을 잡고 이쁘다며 그져 아무말도 못하고 손만 흔들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가 얼마나 고약한지 사람의 도리가 진정 무엇인지 지금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아니 이런 사람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우리의 현실도 나같은 고약한 사람이 만들었겠구나 싶었다.

 

어떤 부모라도 자식은 목숨일테고 나 또한 내 부모에겐 목숨같은 자식일텐데

그럼 어떤 경우의 부모라도 자식된 도리로 우리 자식들은 모두 이런 사람이여야  하는거 아닌가

인간답게 산다는 의미, 잘 산다는 의미가 진정 무엇일지.... 그냥 생각만 많았다.

 

하지만  참 마음이 따뜻했다

이런 사람을 내가 만날 수 있다니말이다.

'살아 가면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분좋은 나들이....  (0) 2009.10.23
고창 선운사 나들이.....  (0) 2009.09.21
다름의 인정....  (0) 2009.08.27
고약함....  (0) 2009.08.05
내것 만들기....  (0) 2009.07.22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