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이 보름이였다
오랜 시간 동안 한번도 준비한 적이 없는 보름음식을 만들고 싶어졌다
가까이 사시는 둘째 시누님이 나물을 준비 하신다기에 오곡밥은 내가 준비 하기로 했다
오곡밥 재료를 준비하고 또 부럼을 준비하며 잠시 어린시절의 보름날을 떠올렸다
내 위로 오빠, 언니, 그리고 내 아래로 여동생, 남동생, 이렇게 다섯이였지만
오빠와 언니는 어린시절의 추억속에서는 늘 빠져있었다
먼곳에서 학교를 다녔으니 아마 요즘 말로하면 유학생인 셈이였다
그래서 늘 집엔 나와 여동생, 나이 터울이 많은 남동생 이렇게 셋이였다
셋이 한방을 사용햇던 기억속에 보름날 새벽이면 아빠와 엄마는 막잠이 깨는 우리들 방에
땅콩, 밤, 호두같은 건과류를 던져 주시며 내부스럼 사가라 이리 말하며 먹으라 했다
우린 서로에게 내부스럼 사가라며 장난을 치곤햇었다
동지가 되면 장독대위에 다라 한가득한 팥죽, 또 야밤에 아버지의 야식에 같이 먹었던 비빔국수나
메밀묵무침, 김치전 같은 음식들....
나도 이제 그때의 엄마보다 더 나이 많은 엄마가 되었지만 아이들에게 이렇게 추억할 그 무엇도
하나없이 야식하면 무조건 전화번호가 적힌 메뉴판만 찾으니 엄마의 마음이 다른건지 아니면 너무
변한 세상탓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번 보름엔 오곡밥에 여섯가지의 골고루 준비된 나물에 부럼도 장난삼아 던져보앗으니
앞으로 이런 절기나 음식을 먹던 추억의 날이되면 엄마 아빠의 옛기억을 떠올리며 그냥 넘기기
말아야겠다는 아주 큰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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