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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아름다운 삶
살아 가면서...

친정 엄마의 메주 만들기....

by 금 랑 2020. 11. 19.

 

                                                               친정엄마의 메주

 

올해 음력 10월 3일은 양력으로 11월 17일이다

친정 노모의 구순이 되는 날이기도 했다

당신 혼자 식사와 집안도 깔끔히 정리하시며 아직은 건강하시다

언제 떠나신다 해도 섭섭할 나이는 아니라고 모두들 말한다

우리 자식들만 빼고 말이다.

 

올 해는 14-15일 모였다

몇년전 부터 엄마의 생신날에는 자식들 모두가 모인다

함께 밥을 먹으며 옛이야기를 하며 며칠씩 머물다 헤어진다

어느 집이나 비슷하겠지만 아들과 며느리, 그리고 사위들과 손주들은 떠나고  딸만 셋이 남았다

17일 생일날 아침밥을 혼자 드시게 할 수 없어 늘 언니가 남았는데 올 해는 나도 시간 여유가 있으니 함께 남았다.

 

메주를 만들어야 한단다

해마다 메주를 만들때 마다 늘 "아마 올 해가 마지막 같다"라고 말씀하셨단다

그리하며 수년을 메주를 만들고 된장과 간장 고추장은 자식들이 다 가져가 먹는다

나는 처음 메주 작업에 동참했다

콩을 씻어 5시간 정도 끓인 것 같다

옆에 지켜 서서 메주콩물이 넘지 않도록 저어줘야 하고 끓어오르면 찬물도 조금씩 부어줘야 한다

끈적 거리는 메주 콩물이 넘쳐 딸 셋이 엄마 몰래 치우고 닦고 난리를 했다.

 

뜨거울 때 메주콩을 밝고 콩 틀에 넣어 메주를 만들었다

메주는 꼭 짝수로 만들어야 한다는 엄마 말씀을 무시해서 다시 만들기를 반복했다

그래도 이렇게 이쁘게 메주를 만들었다

엄마의 만족감이 미소로 묻어난다

참 이쁘게 만들어졌다며 저녁 내내 메주를 다독이며 모양을 잡으신다

한 일주일쯤 말려 짚으로 역어 매달아야 마무리가 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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