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내 아름다운 삶
살아 가면서...

옥천 옥주사마소의 고운 사람....

by 금 랑 2021. 1. 19.

지난 하루 남편과 옥천을 다녀왔다

꼭 옥천을 생각한 것은 아니고 작은 녀석이 대전에서 지내기에 겸사로 나섰다

그렇다고 꼭 아들과 어찌하겠다는 계획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냥 남편과 떠나고 싶었던 것인데 가는 길에 검색하니 육영수 여사의 생가와 정지용 시인의 생가가 옥천이란다

작은 녀석과 동행한 옥천의 육영수 여사의 생가도 정지용 시인의 생가도 코로나로 굳게 문이 닫쳐있었다.

 

스쳐 지나는 길에 '옥천 옥주 사마소' 이런 자주색 바탕의 글자를 읽었다

자주색 바탕의 이정표 같은 안내는 기념관(?) 같은 곳이었던 기억을 따라

한쪽에 주차를 시키고 정지용 시인의 시들이 곱게 적혀 있는 도로의 주소는 향수로였다

입구에 사마소의 뜻과 옥주는 옥천의 옛 지명이란 설명이 안내되어 있었다

기와로 된 작은 한옥 건물은 툇마루가 반들반들 윤이 났다

한의사 집 아들과 손주 아니랄까 봐 남편과 아들은 기둥의 한글을 읽으며 서로 대화를 나눈다.

 

그때 관리하시는 분인 것 같은 여자분이 오신다

나중에 알고 보니 관리소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고 가까운 주택에 살면서 방문하는 사람이 있으면 안내하는 것을 보면 찾는 이가 그리 많지 아니한 것 같았다

툇마루에 앉아 해바라기 하는 내가 추워 보였는지 비트 차를 만들었는데 대접하겠다며 비트 차를 세잔 내어 오셨다

마당에 소복이 쌓인 눈 그리고 햇살 좋은 툇마루에서 대접받은 비트 차의 향과 색은 일품이었다.

 

돌아와 가만 생각하니 너무 고마운 일이다

여러 사람들이 올 테고 또 떠나면 그만인 우리들에게 차를 내어 주는 그 마음이 오랫동안 마음에 담겼다

옥천군청에 전화를 해서 담당자님의 연락처를 받았다

그리고 정말 작은 선물로 고마움을 전했다.

 

그런데 며칠 후 택배가 왔다

무로 만든 청이라며 냉장고에 잘 보관해서 먹어야 한다며 고운 메모까지 들어있다

공연히 부담을 준 것 같아 마음의 짐이 되었다

그 고마운 여인 곽인자 님 고맙습니다

당신 때문에 세상이 살만 하다는 걸 내가 알게 되었습니다.

 

'살아 가면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킬러들....  (0) 2021.03.03
다육이....  (0) 2021.01.30
사진.....  (5) 2021.01.04
손주의 크리스마스..  (0) 2020.12.26
책.....  (0) 2020.12.1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