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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아름다운 삶
살아 가면서...

친정엄마...

by 금 랑 2021. 9. 26.

 

어디서 읽은 글이다

부모님 나이를 계산해서 몇 달에 한 번씩 뵙는다면 몇 번을 뵙는 거다

거기다 조금 더 사신다면 그리고 몇 해 덜 사신다면 몇 번쯤 되겠다는 그런 계산식이었다

나도 한번 계산해 보려다 91살의 친정엄마를 몇 살을 사신다고 계산할 수 있으려나 싶어 그냥 자주 뵙기로 마음먹었다.

 

요즘은 뵙고 온 지 얼마 아니 되었는데도 막내아들이 보고 싶다느니 딸들이 보고 싶다는 말씀을 자주 하신다

동생이 전화드리면 내가 보고 싶다시고 내가 전화드리면 동생이 보고 싶다신다.

 

또 막내아들과 함께 아버지 산소를 다녀오시고 흡족해하시며 아버지 옆자리로 들어가신다 말씀하신다

그전에는 당신 돌아가시면 아버지 산소와 함께 깨끗이 흔적 남기지 말라 이르셨는데 말이다

죽음이란 단어는 언제나 누구에게나 멀리 하는 말이지만 엄마나 우리들은 아무렇지 아니하게 자주 하게 된다

그만큼 엄마의 나이가 언제 먼길 떠나신다 해도 이상하지 아니할 그런 나이인가 보다.

 

아버지 산소에는 향나무와 개나리가 심어져 있다

그런데 옆으로만 번식하며 자라는 개나리가 고목처럼 굵게 아름드리나무가 되어있다

자식들이 잘 될 징조라며 당신도 아버지 옆으로 가신단다

아마 아버지 모실 때 돌이 많아 늘 걱정이었는데 이리 좋은 징조가 많이 보이니 좋으신가 보다

돌아가시며까지 자식들을 품고 가시려는 엄마 마음에 가슴이 먹먹하다.

 

육 남매의 아버지 형제 중 이제 남아 계시는 셋째 작은 아버지 집도 방문하고 둘째 작은 아버지 집도 방문하셨다

일찍 돌아 가신 오빠 집은 장례식 치르고 다녀오신 후 한 번도 들리지 아니했는데 이번에 하룻밤 묵으시기까지 하셨단다

당신 살아 인연지은 가까운 이들을 모두 찾아 얼굴을 보고 오신 거다

이제 언제 먼길 떠나신다 해도 이상하지 아니할 친정 엄마 나이, 두 달에 한 번씩 뵙는다 해도 몇 번이나 되려나 싶다.

 

 

막내 남동생과 엄마의 아버지 산소와 인연지은 형제를 만나신 후

우리도 첫째인 언니와 둘째인 나 그리고 셋째 여동생과 막내 남동생 이렇게 엄마의 발자국을 따라 나들이를 했다

그리고 친정에서 모두 같이 옛이야기를 하며 사흘 묵었다

가만 생각하니 엄마 뱃속에서 나온 형제 자매끼리의 만남이 어른이 되고 난 후 처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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