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한 친구가 있다
먼 거리도 아니고 자주 만나지도 아니하며 그래도 내 아픈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친구다
딱 한번 입 밖으로 낸 말을 들어준 친구다
아마 그 친구도 그랬다 세상밖에 내지 아니한 얘기를 내게 쏟고 가슴에 묻은 친구다
그런데 그 친구가 지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구순의 친정엄마께서 넘어지며 고관절을 다쳐 수술 후 병원에 계시는데 이제 퇴원을 하란다
큰오빠와 생활하고 계신 엄마를 집으로 모실 수 없어 요양원으로 모셔야 할 처지란다
아무것을 모르는 친정엄마는 빨리 집으로 가고프다고 성화를 하시고 올케는 집으로 모실 수 없다 한단다
자신이 요양원에서 일을 해본 사람이라 요양원의 형편을 너무도 잘 알고 있으니 자신이 모시고자 마음먹었단다.
그런데 그동안 간경화로만 오랜 시간 약을 먹으며 지내던 남편이 간암으로 진단을 받았다
초기라 수술하면 된다 했는데 정밀 검사 결과 간이 건강하지 못해 간 이식을 해야 한단다
두 아들 중에 한 명의 간을 이식받아야 한단다
가족의 간이라도 이식하려면 조사와 검사가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데 그 시간을 맞춰가며 아들은 직장 생활하기가 어렵단다
그냥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검사하며 결과를 기다리는 그 시간을 어찌 견뎌야 하는지 모르겠단다
큰 아들이 간을 준다는데 결혼도 하지 아니한 아들의 간을 이식해야 하는 엄마의 마음을 내게 전해준다
전해 듣는 내 마음이 이리 아픈데 친구는 어찌 감당해야 하는지 이제 시작인데 그저 가슴만 먹먹하다.
내 가까운 이들에게서 이리 전해 듣는 얘기가 점점 많아진다
그냥 슬픈 현실이다
이렇게 떠오르는 아침해는 환한데 말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