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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내 기억속에 손톱에 봉숭아 꽃물을 들인건 두번이다
한번은 아주 오래전 초등학교 때로 기억된다
정성껏 손톱위에 봉숭아 꽃잎을 올리고 봉숭화 잎으로 동여 싸매고 실로 묶고 잠이 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여기저기 빠져 달아난 봉숭화가 이불 여기저기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엄마게 크게 혼난 기억은 없는데 그후로는 한번도 손톱에 봉숭아 꽃물을 들인 기억이 없다.
또 한번은 얼마전이다
올 여름 특별 휴가로 일주일을 더운 나라로의 여행을 꿈꾸며 화려한 손톱을 생각했었다
일주일간의 화려함이 메니큐어로 해결되지 아니함을 생각하며 봉숭아 꽃물을 생각했다
그리고 정성으로 봉숭아 꽃물을 들였다
메니큐어와는 다른 자연의 순한색이 그대로 손톱에 물들여졌다.
봉숭아 꽃물을 손톱에 물들이고 첫눈이 내릴때 까지
손톱에 봉숭아 꽃물의 흔적이 남아 있으면 첫사랑이 이루어 진다고 전해오는 이야기
하지만 손톱에 꽃물을 들여야 하는 기준이 단오라니 거의 불가능이 아닐까 싶어진다
그만큼 첫사랑은 이루어 지지 아니한다는 속설을 뒷바침 해주려 부러 만들어진
위로의 전설일지도 모르겠다.
오늘 아침 손톱을 정리했다
조금 남아있던 봉숭아꽃의 꽃물이 손톱의 가장자리에서 잘려지고 있었다
그렇게 들였던 봉숭아 꽃잎의 붉은 꽃물은 첫눈이 아니라
이 쓸쓸한 가을이 가기전에, 스산한 겨울이 오기전에 이렇게 흔적없이 사라지고 있었다.
내 첫사랑도
그리고 내 마지막 사랑도 너무나 멀리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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