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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아름다운 삶
살아 가면서...

엄마의 보따리...

by 금 랑 2021. 7. 14.

 

친정엄마 보내주신 택배 물품

친정엄마의 전화를 받았다

강낭콩이 익어서 조금 따서 보낸단다

여름이라 상할 수 있으니 다음에 집에 가서 가져올 테니 고생하지 말라 당부드렸다

이 무더운 날 장마까지 겹쳐 언제 장대비가 내릴지도 모르는데 포장하려면 힘드니 하시지 말라 극구 말렸다

그런데 택배가 왔다 것도 집에서 가져가는 로젠택배가 아니고 우체국 택배다

언젠가 감자를 부칠 때 보니 로젠택배는 집에서 수거해 가는데 밀려서 꼭 하루나 이틀의 날짜가 필요했다

강낭콩이 상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포장을 해서 우체국까지 나가서 택배를 부치신 거다

우체국 택배는 대체로 그다음 날 도착하는 걸 알고 계시니 말이다

택배 상자를 열어보니 참 많은 것들이 들어 있었다

강낭콩 봉지와 오이 2개 시금치 한 묶음 근대 삶아 얼려 놓은 것 풋고추 서너 개 그리고 파 한 봉지다

상하지 아니하게 다음날 도착하게 하려고 91살 노인네가 얼마나 새벽부터 종종걸음이었을지 안다

내가 풋고추를 따먹고 오이 한 개를 따서 그냥 우걱대며 먹던 게 생각난 것인지 오이 2개까지도 포장했다

눈물이 났다

돈으로 계산하면 얼마나 되려나

엄마는 새벽부터 챙기고 터지지 아니하게 포장하고 우체국까지 1Km의 거리를 끌고 갔으리라

또 택배 포장지의 주소는 또 누군가에게 부탁했으리라 그 작은 종이에 주소를 다 적기엔 어려웠으리라

건강하게 사시는 것도 자식들에게 복이거늘 집에서 맛나게 먹던 것들은 보내주지 못해 안달이시다

 

봄에 언니와 함께 친정에 갔을때

그때 오이 3포기 고추 5포기 가지 3포기 토마토 3포기를 엄마의 텃밭에 심어 놓은 그 작물의 수학 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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