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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아름다운 삶
살아 가면서...

삼베 이불...

by 금 랑 2023. 9. 4.

 

친정 엄마 당신 돌아 사시면 먼 길 떠날 때 입을 옷을 만드신다고 삼베를 준비해 두셨다

그런데 요즘은 모두 장례식장에서 모두 다 알아서 해주신다는 말씀을 들으셨나 보다

내가 여름에 집안 행사에 모시 한복을 입으니 나 한복 해 입으라며 보내셨다

그런데 다시 달라 시기에 물어보니 부모 수의 한다고 한 것으로 자식이 옷 해 입는 것 아니라고들 한다며 달라시며

하시는 말씀이 요즘은 자신이 평상시 입던 옷으로 입고 가는 사람도 있다더라는 말씀도 덧붙이셨다

아마 어르신들이 모이는 마을 회관에서 들으셨겠다 싶었다.

 

그리고는 올해 윤달에 삼베 이불을 만드셨다

그리고 자식들에게 한 개씩 나눠 주셨다

올여름에 침대에 깔고 자니 너무 시원했다

몸에 닿는 까칠함도 좋고 온기가 전혀 느껴지지 아니함이 너무 좋았다

침대서 자면 뜨거운 열기가 있어 에어컨 틀고 잔다는데 우린 잘 때 에어컨 사용을 안 해도 올여름을 시원하게 보냈다.

 

친정아버지 아주 오래전에 돌아가셨다

중풍으로 쓰러지시고 집에서 싫은 소리 안 하시고  20년 정도 케어 하셨다

집에서 돌아가시고 집에서 장례까지 마무리하셨다

우리 형제들은 산소 다녀올 때마다 그때를 생각하며 한 마디 씩 한다

특히 동생은 삼베상복에 머리에 두건 지팡이까지 손님 오시면 곡하는 것 때문에 어른들께 꾸중 들은 이야기

따라 할 수 없는 곡소리와 또 집안 어른들과 손님들의 곡소리도 다르다며 한여름에 아버지 먼 길 떠나신 이야기를 한다

여자들은 상복은 입었지만 머리 못 감고 세수할 수 없는 어려움이 제일 힘들었던 것 같다

그때 아버지 입고 떠나실 옷을 얼마나 정성스럽게 챙기셨는지 나는 안다

집에서 장례를 치렀으니 관도 우리 가 직접 구입했고 옷도 우리가 직접 만드시는 분을 찾아가서 맞춤을 했었다

나는 엄마의 주문을 지금도 기억한다  

오동나무관이 70만 원 아버지 수의가 370만 원이었다

이 가격이 30년 전 가격이니 엄마의 정성이 얼마나 대단하셨는지 알 수 있다

돈으로 모든 것이 계산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이제 여름이 물러가고 있다

삼베 이불을 손질해서 보관해야 할 때다

내가 엄마처럼 그렇게 다듬어 보관할 수 있으려나 싶다

손으로 다림질한 것 마냥 그리 반듯반듯하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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