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내 아름다운 삶
살아 가면서...

선운사 나들이...

by 금 랑 2023. 9. 26.

 

꽃무릇

 

                               노재연

 

사랑이 농축되면 저리도 붉어질까

마그마 타오르듯 불덩일 매달고서

처연히 붉은 단심을 소리 없이 읊네요

 

애당초 외사랑을 가슴에 품었다가

숙성된 순애보가 화산처럼 폭발하면

가슴이 갈기갈기 찢겨 선혈처럼 흘리리

 

이 가을 외면한 임 연모하면 뭐 하겠소

그대와 먼 인연은 에로서적 운명일터

연민은 절망 끝에서 피눈물이 된다오

 

 

선운사의 꽃무릇을 만나러 친구들과 나섰다

절반은 피고 절반은 사라지고 있는 꽃을 보며 조금 일찍 찾았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전설만큼 슬픈 붉은색은 화려함에도 왠지 처연한 그런 느낌이다

올해도 꽃무릇에 대한 시 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9월 30일이 마감이라 되어 있음에도 시들을 적은 천들이 만장처럼 펄럭이고 있었다

아마 해마다 하는 행사인 듯하며 펄럭이는 시들은 아마 작년 작품이 아닐까 하며 친구들과 한 시를 꼽았다

 

나이 먹어 가며 모두들 옛사랑을 잠시 돌아 보나 보다.

 

 

'살아 가면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달래...  (32) 2023.11.01
민둥산 억새 이야기...  (48) 2023.10.23
삼베 이불...  (44) 2023.09.04
대상포진...  (52) 2023.08.08
감동이란...  (47) 2023.07.16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