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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아름다운 삶

살아 가면서...304

도토리 묵... 추석 때는 남편과 먼 곳 나들이가 있어 며칠 전에 선산을 다녀왔다. 산소 주위에 도토리가 지천으로 떨어졌다. 사람들의 발길이 뜸했었나 보다. 꼭 필요한 만큼 두 주먹만큼만 주워 왔다. 두 주먹의 도토리를 말렸다 그리고 매일 서너 개씩 손으로 껍질을 갔다 두 주먹만큼의 도토리의 껍질을 까는데도 며칠이 걸린 것 같다. 물에 일주일쯤 담가 둔 도토리를 오늘 믹서기로 갈았다 배 보자기에 걸러 가라앉은 앙금으로 도토리 묵을 만들었다. 딱 두 사람이 한 끼 먹을 만큼의 양이 되었다. 그런데 이제는 도토리나 밤을 주워오면 아니 된단다. 벌금도 물어야 하고 아니면 감옥도 간단다. 도토리를 먹고사는 다람쥐를 생각하면 이해가 되기도 한다. 그럼 이제 도토리묵은 없어지는 요리의 이름이 되는 것인가 우리 선산의 도토리와 밤은.. 2022. 10. 21.
남편의 출장... 남편이 이태리로 출장을 떠났다. 남들은 유럽 여행이 꿈인 이들도 많은데 남편은 제일 싫어하는 것이 이태리 출장의 비행기 타기다. 또 지금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러시아 상공을 통과하지 못해 항로 변경으로 2시간이 더 걸린단다. 남편의 최종 목적지는 이태리 로마가 아니라 페사로라 직항으로 가면 밤에 도착하니 보통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을 이용한다. 인천에서 약 14시간 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 도착 후 3시간 대기, 다시 2시간 비행기를 타고 이태리 볼로니아 다빈치 공항 도착, 그곳에서 다시 기차를 3시간 타고 목적지 페사로에 도착한단다. 이 길이 남편의 이태리 출장길이다. 일 년에 분기별로 출장을 나가는 편이다. 남들이 다 고약하다는 코로나 시절 남편은 출장을 나가지 아니하니.. 2022. 10. 10.
다시 생각하게 하는...삶 어느 날 나는 신과 인터뷰하는 꿈을 꾸었다. "인간에게서 가장 놀라운 점이 무엇인가요?" 신이 대답했다. "어린 시절이 지루하다고 서둘러 어른이 되는 것 그리고는 다시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기를 갈망 하는 것 돈을 벌기위해 건강을 잃어버리는 것 그리고는 건강을 되찾기 위해 돈을 다 잃는 것 미래를 염려하느라 현재를 놓쳐 버리는 것 그리하여 결국 현재에도 미래에도 살지 못하는 것 결코 죽지 않을 것처럼 사는 것 그리고는 결코 살아 본 적이 없는 듯 무의미하게 죽는 것‘"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 류시화 오늘 나들이를 했습니다 정말 간만에 숲속의 평상에 누워 하늘도 올려다 보고 계곡물에 손발을 씻으며 시리다, 차다, 얼음물같으다 동행한 친구들과 물속에 오래 발담그고 있기 내기도 했습니다. 계절.. 2022. 9. 27.
교통 사고 남편이 사고가 났단다. 전화 소리에 온 몸이 굳었다. 그래도 본인이 직접 전화할 수 있음에 안도의 긴 숨을 쉬며 사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신호를 위반하며 달려오던 자동차가 좌회전 하는 남편 차를 정면에서 약간 비껴 충돌했단다. 100%로 상대 과실로 처리 되었고 대인 대물에 접수되었으니 병원에 가보란다. 이 와중에도 상대 운전자는 보험 처리가 되었으니 경찰에 사고 접수 아니하기를 부탁한단다. 이미 누구의 신고 인지 경찰도 119도 와서 남편의 다리 타박상에 소독하고 붕대를 붙인 상태인데 말이다. 남편은 몸에 상처는 발목과 손목에 타박상뿐인데 에어팩이 터지면서 받은 충격인지 모리가 아프고 속이 울렁인단다. 남편은 병원보다 우선 집에서 잠시 쉬고 싶단다. 그런데 자동차가 수리 불가란 판정이 나왔다. 그 소리.. 2022. 9. 17.
슬픈 장례식... 제목처럼 슬픈 장례식이 있었다. 남편의 바둑 친구로 알고 지내던 지인이란다. 아내가 오랫동안 아파 있어 넉넉하지 못한 살림이란 것은 대강 알고 있었다. 남편과 동갑이니 66살이다. 부고를 받은 다음날이 발인이란다. 발인식에 참석 하기 위해 이른 시간에 길을 나섰다. 빈소도 마련되지 아니한 , 냉동고에 보관되어 있던 먼 길을 떠나는 이는 영정도 이름도 없이 영구차에 실렸다. 사람들이 너무 없어 발인식만 참석하고 돌아 설 수가 없어 장지까지 가기로 했다. 장지에 이른 시간에 도착 했지만 24시간이 지나지 아니해 대기해야 한단다. 이렇게 먼 길 떠나는 이도 있다니 ..시간이 흐르기를 기다리며 잘 살아야 하는 많은 이유를 생각했다.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 갈지니.." 그게 아니 더라도 많은 깨달음을 안고 .. 2022. 8. 8.
작은 공원에서... 집 옆에 구청에서 운영하는 축구장이 있다. 그 둘레로 연결된 작은 공원도 있다. 가끔 공원을 산책 삼아 걷기를 한다. 남편과 함께 하는 유일한 운동이다. 울창한 숲을 이루는 나무들과 철 따라 꽃을 피워 올리는 꽃나무들 이름표를 달고 있는 야생화도 심어져 있다. 꽃에 대한 설명과 함께 팻말도 붙어 있다. 그런데 그 어디에도 팻말에 붙어 있는 꽃을 만나지 못했다. 위의 사진처럼 팻말만 그져 붙어있다. 백리향 옥잠화 애란 꼬리풀 꽃무릇 바위취 층꽃..... 언제 어떤 색의 꽃이 피고 지는지 설명까지 잘 되어 있는 팻말만 덩그러니 있다. 누가 흔적도 남기지 아니하고 캐어 간 것일까? 아니면 모두가 관리 소홀로 죽어버린 것일까? 알 수가 없는 이상한 일이 여기에 있다. 2022. 7. 5.